이탈리아 당국이 남미 페루에서 수입한 티(tea)에 판매금지령을 내렸다.
나른한 오후시간에 편하게 한 잔 마시는 티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제노바에선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한 기사가 마약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에선 마약운전단속이 음주운전단속만큼이나 흔한 일이다.
37살로 나이만 공개된 문제의 기사는 한 번도 마약운전단속에 걸린 적이 없는 모범기사였다.
양성반응이 나오면서 코카인 흡입 혐의를 받게 된 기사는 황당하다는 얼굴로 "코카인 하지 않았다"면서 펄쩍 뛰었다.
당국은 기사의 진술을 토대로 코카인 성분이 검출된 경위를 추적한 결과, 문제는 기사가 쉬는 시간에 마신 티에 있었다.
기사는 최근 마트에서 남미에서 수입한 티를 한 상자 구입했다. 페루가 원산지인 티는 각종 약초를 섞어 만든 것으로 표시돼 있었다.
기사는 운전대를 잡기 전 티를 마시고 출발하곤 했다.
단속에 걸린 날도 기사는 페루에서 수입했다는 약초 티를 한 잔 마시고 운전석에 앉았다.
당국은 기사가 마셨다는 티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부랴부랴 수입 티를 수거해 성분검사에 착수했다.
아니나 다를까 티에선 코카인 성분이 검출됐다. 당국은 즉각 문제의 티에 판매중단명령을 내리고 재고를 수거하도록 했다.
알고 보니 문제의 티는 페루 고산지대에서 즐겨마시는 약초로 만든 것으로 주원료는 코카잎이었다.
코카잎은 고산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루 현지인들이 코카잎으로 만든 티를 즐겨 마시는 건 고산병을 이겨내기 위한 지혜였다.
이탈리아 당국은 "코카잎이 고산병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코카잎으로 만든 티가 수입된 건 문제"라면서 "수입이 가능했던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