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아하!우주]블랙홀이 만든 거대 우주 폭풍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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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에릭 쉴러겔 교수


보통 블랙홀은 주변에 있는 모든 물질을 빨아들이는 괴물로 인식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블랙홀이 사실은 별의 탄생과 은하의 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텍사스 대학의 에릭 쉴러겔 교수(Eric Schlegel)와 그의 동료들은 나사의 찬드라 X선 우주 망원경을 이용해서 지구에서 대략 2,600만 광년 떨어진 은하인 NGC 5195을 관측했다. (사진에서 작은 사각형 안) 이 은하는 더 거대한 나선 은하인 NGC 5194와 충돌하면서 일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은하가 충돌하는 경우 막대한 양의 가스와 먼지가 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 질량 블랙홀로 유입된다. 이 경우 역시 과학자들은 NGC 5195이 거대 질량 블랙홀이 막대한 물질을 흡수하면서 X선을 방출하는 모습을 관측할 수 있었다.

블랙홀로 흡수되는 물질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다시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이는 블랙홀 제트(jet) 때문인데, 블랙홀 자체와 주변에 형성되는 강착 원반의 자기장이 중요한 원인이다.

제트를 통해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의 양은 흡수하는 물질의 양과 비례하는 데, 과학자들은 NGC 5195 주변에서 강력한 제트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 양으로 봤을 때 당시에 이 은하에는 거대한 우주 폭풍(Galactic blast)이 몰아쳤을 것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은하의 제트는 300만 년 전과 600만 년 전에 특히 강력한 제트를 분출했다. 이때 나온 물질들은 주변에 거대한 부채꼴 모양의 가스 구름을 만들었다. (사진에서 큰 사각형 안) 600만 년 전 나온 강력한 제트의 흔적에서는 새로운 별이 형성될 수 있을 만큼 물질의 밀도가 증가했다.

우주에 있는 성간 가스의 밀도가 올라가면 자체적인 중력에 의해서 뭉쳐져 새로운 별로 탄생한다. 블랙은 이 과정에서 산파 역할을 할 수 있다. 블랙홀이 만드는 우주 폭풍은 파괴와 동시에 창조의 과정인 셈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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