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美총기협회 ‘총을 든 빨간 모자’ 동화 패러디 파문

작성 2016.01.18 13:25 ㅣ 수정 2016.01.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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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협회(NRA)가 총기소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동화 ‘빨간 모자’를 패러디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NRA는 지난 14일 자체 뉴스 사이트 ‘NRA 패밀리’에 ‘총을 든 빨간 모자’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업로드했다.

NRA 패밀리가 기용한 현지 작가 아멜리아 해밀튼이 쓴 이 단편은 기존에 잘 알려진 빨간 모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빨간 모자’와 할머니가 각자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가정 하에 각색된 것이다.

이야기에서 배고픈 늑대는 숲 속에서 심부름 중인 빨간 모자를 공격하려다가 빨간 모자가 가진 소총을 확인하고는 겁에 질려 달아난다. 이후 늑대는 할머니의 오두막에 도착해 그녀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할머니 또한 산탄총을 가지고 있어 공격하지 못한다. 뒤이어 빨간 모자까지 오두막에 도착하자 늑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결국 두 사람에게 포획당하고 만다.

NRA는 이 소설을 기점으로 유사한 형태의 각색 동화를 지속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NRA 패밀리 편집장은 “옛 동화의 주인공들이 총기안전 및 총기사용법을 배워 익혔다는 가정에 입각한 패러디 소설들이 앞으로 연재될 것”이라면서 “독자 여러분의 자녀가 그 첫 번째 작품(총을 든 빨간 모자)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중에 친숙한 동화들을 차용해 총기 사용의 긍정적 면모를 부각시키려 한 NRA의 이러한 시도는 그러나 곧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외신과 현지 네티즌들은 이번 소설이 총기 사용 확대의 부정적 면모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NRA는 정작 범죄자인 늑대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며 NRA의 편향된 시각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해외 트위터 사용자들은 ‘NRA식 동화’(#NRAFairyTales)라는 해시태그를 만들고, 동화 속 세상에 정말로 총기가 개입한다면 벌어질 참상을 각자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패러디해 “다른 오리들은 미운오리를 못난이라고 놀렸어요. 그래서 미운오리는 연못에 총을 가져왔고, 그 이후를 그를 못생겼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답니다”고 썼다. 미운오리가 복수심에 친구들을 총기로 모두 살해했음을 암시하는 이 패러디는 미국 학교들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을 연상케 한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패러디한 또 다른 네티즌은 “잭은 황소와 산탄총을 맞바꿨어요. 그리고 총기를 손질하던 중 실수로 어머니를 쏘고 말았습니다”라며 현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가족 간 총기 오발 인명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사진=NRA 패밀리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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