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유세 현장에 등장해 트럼프 후보에 대한 헌정곡을 부른 소녀 3명의 영상이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CNN등 외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 후보의 선거 유세용 노래를 부른 ‘USA 프리덤 키즈’의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유세장에서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공연을 마련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다. 그러나 문제의 노래 ‘자유의 부름’(Freedom’s Call)에는 트럼프가 평소 언급해 온 공격적이고 국가주의적인 메시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8~12세에 불과한 소녀들이 부르기에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컨대 “자유의 적들이여 이 노래를 들어라/ 다 함께 그들을 무찌르자(때려 눕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위대한 미국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라는 가사는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 무자비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해당 무대를 촬영한 영상이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마치 아돌프 히틀러나 김정은 등 유명 독재자에 대한 헌사를 연상케 하는 공연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유튜브 이용자는 영상에 “북한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댓글을 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들이 억지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같다, 어디에 자유가 있다는 것이냐”고 힐난했다.
일부 언론의 태도 역시 호의적이지 않다. 허핑턴포스트의 바이럴 뉴스 수석편집장 닉 윙은 “트럼프 후보, (당신처럼) 집회에서 아이들에게 적을 쳐부수자는 내용의 노래를 시키는 사람이 누구인줄 아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해당 무대가 북한 독재정권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었다고 주장했다.
USA 프리덤 키즈는 트럼프 후보 응원 활동을 펼치는 ‘걸그룹’으로 본래 5인조로 구성된다. 이 그룹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그룹 멤버 중 한 명의 아버지이기도 한 미국 남성 제프 포픽에 의해 결성됐다.
사진=ⓒ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