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인디애나주 북부 사우스밴드의 한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가슴 따뜻한 사연을 전했다.
커다란 빌딩이 지어지고 있는 이 공사현장에는 매일 위치를 달리하며 2.4m 높이의 입간판이 세워진다. 이 입간판은 우리나라에서는 '월리를 찾아라'(미국에서는 왈도)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월리.
아침마다 공사장 이곳저곳에 월리를 놓는 사람은 인부인 제이슨 해니다. 그가 매일매일의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공사장 건너편에 큰 아동병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병마와 싸우는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위로를 주기위해 '월리를 찾아라'를 직접 게임으로 만든 것.
병원 측 관계자인 하이디 프레스콧은 "어린이 환자들은 매일같이 병실 창문 너머로 공사장 이곳저곳에 숨어있는 월리를 찾으며 웃음을 터뜨린다"면서 "찾는데 몇 분 정도 걸리지만 병원의 하루가 정말 밝아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해니가 아픈 어린이들을 위해 이같은 선행을 펼치는 이유는 가슴 아팠던 과거와 이어져 있다. 15년 전 3살 무렵의 딸이 뇌손상으로 오랜 시간 병원신세를 졌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의사는 초등학교 3학년 수준 이상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해니 부부의 착한 마음씨 덕인지 기적은 일어났다.
해니는 "딸은 지금 18세로 우등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년 주립대에 진학한다"며 웃었다.
이어 "커다란 월리 입간판은 우리 딸과 함께 만들었다"면서 "공사는 내년 3월에 끝나지만 빌딩 어딘가에 계속 월리를 숨겨둬 아이들에게 작은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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