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쏙 빼닮은 로봇 개발에 집착하는 일본이 또 하나의 '작품'을 공개했다.
최근 도쿄 대학과 오사카 대학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표정과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휴머노이드(humanoid·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한 로봇) '오르타'(オルタ·Alter)를 공개했다.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얼굴표정을 보여주는 오르타는 노래도 부르며 무작위적인 손동작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오르타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발자가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는 기존 휴머노이드와는 달리 오르타 스스로 동작을 결정해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개발자도 다음에 오르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 지 알지 못한다.
이같은 능력의 비밀은 오르타에게 설치된 인간의 뇌와 척수의 반복패턴을 시뮬레이션한 운동발생 중추(Central Pattern Generator)와 신경 센서에 있다. 오르타는 설치된 5개의 센서로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몸이 반응하도록 설계돼 움직임 자체가 프로그램이 아닌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진다.
오사카 대학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는 "오르타는 10분 간 마주 보고있어도 행동이 반복되지 않아 질리지 않는다"면서 "로봇이 생명을 가진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개발 배경"이라고 밝혔다. 곧 단순히 인간처럼 생긴 로봇을 넘어서 '생명다움'을 목표로 개발한 것이 오르타라는 설명.
히로시 교수는 "단순히 인간의 행동을 흉내내는 것이 아닌 카오스 이론에 근거해 복잡한 동작을 가능케 하는 것이 오르타의 개발 목적"이라면서 "궁극의 연구 과제는 생물과 구별되지 않은 인공생명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