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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지금] “전쟁하자는 거냐?” 칠레 vs 볼리비아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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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 볼리비아 양국 외교장관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먼저 공격을 한 건 볼리비아지만 칠레도 노골적인 표현으로 맞받아 난타전을 방불한다. 에랄도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은 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외교장관이 매우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했다"며 "최소한 외교장관이라면 말은 가려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무뇨스 장관이 원색적으로 비판한 건 최근 중남미 언론에 보도된 다비드 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교장관의 발언이다.

초케우안카 장관은 "볼리비아 남자라면 라우카 강을 볼 때 피가 끓어오른다"며 "우리의 것을 되찾기 위해 피를 흘릴 각오를 다지곤 한다"고 말했다. 라우카 강은 칠레에서 시작해 볼리비아로 흘러들어가는 강이다.

하지만 칠레는 1962년 강의 흐름을 바꿨다. 볼리비아로 흘러드는 물줄기를 잘라버린 셈이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 볼리비아는 발끈해 칠레와의 단교를 선언했다. 지금은 외교관계가 복원됐지만 양국 간 감정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강만 보면 피가 끓어오른다는 볼리비아 외교장관의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무뇨스 칠레 장관은 "외교관 생활을 오래했지만 볼리비아 외교장관의 말같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비외교적 발언은 처음 들어본다"며 "매우 황당하고 비정상적인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양국 여론도 부글부글 끊어오르고 있다. "피를 흘리자는 건 곧 전쟁을 하자는 것, 한판 붙어볼까?"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전쟁으로 바다를 되찾자"는 등 양국 네티즌들도 설전에 가세해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볼리비아는 19세기 칠레와의 전쟁에서 지면서 태평양으로 열린 영토를 빼앗겼다.

바다 없는 내륙국가로 전락한 볼리비아는 빼앗은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칠레는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초케우안카 볼리비아 외교장관(왼쪽)과 무뇨스 칠레 외교장관. (디아리오코레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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