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에서 지구 외에 액체 상태의 바다(호수로도 지칭)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일한 천체가 있다. 바로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Titan)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카시니 연구팀은 타이탄의 협곡이 액체로 가득차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 최신호에 발표했다.
그간 타이탄은 파도가 일렁일 정도의 바다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만큼 전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타이탄은 목성 위성 유로파와 더불어 우리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혀왔으며 NASA의 차기 탐사 대상에 올라있다.
이번에 연구대상에 오른 협곡은 타이탄에서 두 번째로 큰 바다인 ‘리지아 마레’(Ligeia Mare)에서 뻗어나온 줄기로 폭은 800m, 깊이는 240~570m, 경사는 40도 정도로 가파른 편이다.
연구팀은 이 협곡이 액체로 가득차 있다고 표현했지만 그 액체는 우리가 알고있는 물은 아니다. 리지아 마레는 남한 땅보다 더 큰 총 2000km의 해안선을 가진 바다지만 물로 가득찬 지구와는 달리 액체 탄화수소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 액체 탄화수소가 줄기를 따라 협곡을 가득 채우고 있다"면서 "과거 연구와의 차이점은 협곡이 액체로 가득차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았다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연구에 동원된 자료는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레이더 사진이다. 연구팀은 지난 2013년 5월 카시니호가 타이탄에 근접비행할 당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한편 지름 5150㎞, 표면온도 - 170℃로 매우 낮은 타이탄은 묘하게 지구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위성이다. 먼저 타이탄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있으며 비가 내리고 호수와 광대한 사구가 존재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