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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향료’ 퇴치기 개발…모기 70% 포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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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 함정을 들고 있는 빌럼 타켄 교수
바헤닝언대


말라리아는 물론 뎅기열이나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모기 퇴치기가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케냐 연구팀과 함께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강력한 유혹 물질로 유인해 퇴치하는 독특한 모기 퇴치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모기 퇴치기의 핵심인 유혹 물질은 사람 냄새가 나도록 만든 합성 향료라고 밝혔다. 이를 사용해 만든 퇴치기를 실제 한 지역 전체에 설치하는 실증 실험을 통해 말라리아 매개 모기 개체군의 70%를 포획하고 환자 수도 30%가량 줄일 수 있었다는 결과를 연구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이 기기를 사용하면 말라리아 환자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케냐의 빅토리아 호수에 있는 루싱가 섬에 사는 주민 약 2만 5000명을 대상으로 3년간 진행됐다.

연구팀은 “사람 냄새로 모기를 유인하는 이 기기는 말라리아는 물론 뎅기열이나 지카 바이러스 등 다른 모기 매개 감염병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들 모기가 종(種)이 다르긴 하지만, 사람의 냄새로 유인되는 성향은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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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기를 유인해 퇴치하는 모기 퇴치기 개념도
바헤닝언대


또 이 모기 퇴치기를 사용하면 농약에 의존하던 비율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살충제 사용은 화학물질에 대한 모기의 내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농작물에 남아 섭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빌럼 타켄 바헤닝언대 교수는 “농약 사용 없이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것이 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루싱가 섬에 쓰인 모기 퇴치기는 모두 태양광 전력으로 운용된다. 따라서 별도의 전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으며, 밤에는 낮에 저장한 전력으로 운용된다. 또한 남은 전력은 각 가정에서 전등을 밝히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기기는 각 민가의 실내외에 설치하는 것은 물론 기본적으로 모기장이나 말라리아 예방약 등도 함께 사용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분에 1명의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죽고 있다”면서도 “그에 따른 의료 비용과 생산성 손실은 아프리카에서 연간 120억 달러(약 13조 2000억원)나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랜싯(Lancet) 최신호(10일자)에 실렸다.

사진=바헤닝언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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