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열대빙하가 갑작스런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페루 국립빙하생태계연구소는 최근 열린 컨퍼런스에서 "페루의 빙하는 생명의 원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습적인 재앙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천천히 녹고 있다는 지적은 여러 번 나왔지만 급작스런 재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경고는 흔치 않아 주목을 받고 있다.
우려되는 재앙의 대표적인 형태는 홍수와 산사태 등이다.
파스토루리 빙하가 녹으면서 와라스 등 빙하 밑에 자리하고 있는 도시에 홍수, 산사태 등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위험한 건 안데스에 있는 빙하호수다.
인구 10만의 도시 와라스로부터 약 20km 위쪽으론 팔카코차라는 빙하호수가 자리하고 있다.
빙하호수는 빙퇴석이 물을 막고 있지만 구조가 취약하다. 얼음이 빙퇴석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아 언제 호수의 물이 터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국립빙하생태계연구소는 "빙하호수의 물을 막고 있는 구조가 지진에 취약해 (지진과 함께 자칫 주변 도시에) 대홍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줄면서 수자원이 줄고 있는 것도 장기적으론 큰 문제다.
안데스 밑자락에 삶의 둥지를 튼 인디언공동체는 빙하를 수자원의 원천으로 삼고 있다. 빙하가 줄면서 생명의 원천이 마르고 있는 셈이다.
국립빙하생태계연구소는 "빙하에 의존해 수자원을 공급해온 공동체들이 점차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벤자인 오러브 컬럼비아대 교수는 "빙하가 줄면서 수력발전을 위한 자원, 농업을 위한 재생에너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