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쥐의 뇌에 특정 이미지를 인위적으로 이식하는 연구에 성공했다. 이제 인간의 마음과 기억, 행동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즉 ‘마인드 콘트롤’ 직전에 왔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한 줄기의 레이저 빛으로 쥐의 뇌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해당 쥐가 이전에 전혀 알지 못했던 이미지나 기억을 갖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 기술로 시각과 청각에 장애를 가진 쥐의 시력과 청력을 회복시킨 것은 물론 쥐의 특정 세포 덩어리를 자극해 이전에 보였던 비정상적이고 공격적인 행동 문제를 없앨 수 있었다.
특히 이 같은 연구는 광유전학 도구들을 사용함으로써 쥐의 두개골을 열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쥐의 뇌를 실험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의가 크다.
연구팀은 빛에 민감한 일부 단백질을 특정 세균 속에 집어넣어 목표가 되는 뇌 세포들에 침투시킨 뒤 레이저를 사용해 해당 뇌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루이스 카릴로-레이드 박사는 “이같이 살아있는 뇌의 활동을 쓰고 읽는 방법은 신경과학과 의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 참여한 라파엘 여스트 교수는 이 연구는 뇌가 기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유연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난 항상 뇌가 가장 유연하지 못하다고 생각했지만, 이 결과를 보고 난 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하는 유연한 컴퓨터를 다루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일 당신이 1년 전 내게 ‘우리가 1억 개의 뉴런을 가진 쥐의 뇌에서 20개의 뉴런을 자극해 그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면 난 ‘방법은 없다’고 말했을 것”이라면서 “이는 해변에서 모래 세 알을 재구성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연구팀은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위를 측정하기 위한 행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12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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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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