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고릴라'가 출마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PPP가 텍사스 지역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대선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한 이 여론조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 양자와 다자대결 모두 6% 차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앞섰다. 텍사스가 공화당의 텃밭인 덕에 트럼프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전국 단위 지지율로 보면 여전히 클린턴이 승기를 잡고 있다.
특히 텍사스에서 다자대결 지지율 구도를 보면 트럼프가 44%, 힐러리가 38%의 지지를 받았으며 제3당 후보인 자유당 게리 존슨과 녹색당 질 스타인은 각각 6%, 2%에 그쳤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흥미를 끄는 결과는 가상 여론조사다. 클린턴, 트럼프와 더불어 가상의 후보를 넣었을 때 그 결과를 알아본 것. 차기 대통령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한 후보는 억울하게 죽은 고릴라 하람비와 디즈 넛츠(Deez Nuts)다.
하람비는 지난 5월 신시내티주 동물원에서 우리로 떨어진 4살 소년 탓에 억울하게 죽은 고릴라다. 다소 낯선 이름인 디즈 넛츠는 미국 청소년들의 유행어로 남성의 고환 또는 ‘또라이'를 뜻한다. 디즈 넛츠는 실제 무소속 후보로 등록됐는데 그 주인공이 16세 고등학생 브래디 올슨으로 뒤늦게 밝혀져 화제가 된 바 있다. 올슨은 "나는 결코 클린턴, 부시,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보고 싶지않다. 그래서 싸움에 나서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디즈 넛츠는 3%, 죽은 하람비는 무려 2%를 받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정도 수치면 적어도 녹색당 후보와는 한판 붙어볼 만한 셈.
한편 16일 NBC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클린턴은 전국 단위 지지율 50%로 41%의 트럼프를 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