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앞에서 이색적인 농민시위가 벌어졌다.
턱없이 낮은 생산자가격에 뿔이 난 농민들이 사과와 배 10톤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헐값에 과일을 파느니 무상으로 나눠주는 게 낫다며 벌인 시위다.
아르헨티나 지방 리오 네그로와 네우켄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농민들의 이유 있는 시위는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대통령궁 앞 마요광장에서 열렸다.
농민들이 사과와 배를 거저준다는 말에 아침부터 광장에는 주민 수천 명이 몰렸다.
농민들은 나름 충분하게 준비한다고 산지에서 사과와 배 10톤을 챙겨 상경했지만 물량은 1시간 만에 동이 났다.
현지 언론은 "농민들이 1인당 사과와 배 3~4개씩으로 배급(?) 물량을 제한했지만 워낙 많은 사람이 모여 시위는 일찍 마감됐다"고 보도했다.
농민들이 이런 시위를 벌인 건 터무니없이 벌어진 생산자가격과 소비자가격 차이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사과의 소비자가격은 kg당 평균 28페소, 우리돈 약 2000원이다. 그러나 생산자가격은 2~2.50페소(146~183원)에 불과하다.
리오 네그로 과일농장협회의 회장 세바스티안 에르난데스는 "사과의 경우 생산자가격과 소비자가격의 차이는 851%, 배는 1009%에 이른다"면서 "과일농가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값에 과일을 넘기는 농민도 불쌍하지만 턱없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도 불행하다"면서 잘못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에 따르면 사과의 생산단가는 kg당 4페소에 달해 지금의 생산자가격으로 과일농가가 수지타산을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리오 네그로와 네우켄에선 올해 들어서만 농민 3000여 명이 과수원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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