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5일 중국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테러 등에 대비한 보안에 신경쓰는 한편, 어김없이 시민의식 및 환경 통제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 시민 600만 명 중 200만 명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 각국 수장이 항저우에 발을 들이기 전 도시를 떠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인구 대이동은 G20 기간 동안 교통제증을 완화하고 사람들이 도심 곳곳에서 붐비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항저우 시민들에게 주말 동안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무려 100억 위안, 한화로 약 1조 6770억 원에 달하는 여행 상품권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행사장 인근의 고급 주택에 사는 주민들도 예외는 아니다. 차이나뉴스닷컴에 따르면 이들 주민들도 G20 기간 동안 집을 비워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받았으며, 이 기간 동안 수 백 개의 공장이 휴업을 앞두고 있는 만큼 농민공이라 불리는 노동자들 역시 항저우를 떠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운행도 제한된다. 대신 택시 기사에게는 일당 800위안(약 13만 5000원)의 보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보안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항저우에 유명 관광지가 많은 만큼 5~10m마다 1~2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된다.
2014년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됐을 당시, 중국 정부는 일명 ‘APEC 란’(藍) 이라 불린 파란 하늘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에도 역시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수백 곳의 공장을 강제로 쉬게 하고 엄격한 차량 통제를 실시하는 중이다.
이밖에도 항저우와 항저우시민들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길거리에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비매너 시민들에게는 벌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민의식 고취에 나섰다.
한편 중국 당국이 테러에 대비한 보안에 각별히 신경쓰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항저우 보안 검문소가 모 운전자에게 휴대한 20여병의 생수를 모두 열어서 한 모금씩 마셔보라고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저장성당국은 “항저우의 식당, 야채 시장, 약국이 G20 정상회의 기간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등 각종 소문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