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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사랑은 용암 곁에서 더 뜨거웠다…웨딩사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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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직업 모델이라면 할 수 없는 촬영일지 몰랐다. 함께 있기에 어떤 것도 겁낼 것 없는 사랑의 힘이 그들을 용암 곁으로 이끌었으리라. (사진=제나 리)


화산 폭발로 터져나온 용암이 내를 이룬 채 검은 바위 사이로 쿨렁거리면서 흐르고 있다. 검붉은 용암은 어떤 생명도 용납하지 않을 듯한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다. 하지만 이 남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저 이 세상에 오직 둘만 존재한다는 듯 이마를 맞대고 서로의 마음을 탁님하는데 여념이 없다.

사진작가 제나 리가 찍은 웨딩사진이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붉은색의 용암, 그리고 검은색의 바위 등 색깔의 극명한 대비는 사랑의 처연함과 불멸함을 절로 느끼게 한다.

1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의 계열 매체인 투데이는 지난 6월 결혼한 로렌과 알렉스가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활화산인 킬라우에아에서 찍은 부부 한 쌍의 결혼사진과 함께 그것을 촬영한 제나 리의 사연을 소개했다.

제나 리는 "자유로운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내 작업의 특징"이라면서 "아름다우면서도 진귀한 자연풍광인, 용암이 흐르는 하와이섬에서 웨딩사진을 찍을 커플을 찾다가 마침내 로렌과 알렉스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용암 곁으로 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는 과정도 합법적으로 이뤄졌고 오히려 격려까지 받았지만, 7월 22일 촬영날 하필 태풍이 몰려와서 예정된 용암 곁 사진이 아닌 블랙샌드비치에서만 촬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나가 포기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로렌과 알렉스가 다시 한 번 찍어보자고 말하며 제나를 부추겼다.


그들은 8월 11일 다시 만났고, 날씨는 마침 화창했다. 용암보호구역은 아무 편의시설이 없는 곳이어서 로렌은 하루 전날 신부화장, 머리손질 등을 모두 마쳤고, 꼭두새벽 3시30분에 웨딩드레스는 배낭에 넣고 함께 화산을 올랐다. 사위는 캄캄했고, 그저 널름거리는 용암의 불길만 멀리서 번쩍거렸다. 쿨렁거리는 용암 흐르는 소리만 감각의 빈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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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렌과 알렉스는 서로 눈을 맞춰가며 용암 옆에서 만인이 부러워할 웨딩사진을 남겼다. (사진=제나 리)


그들은 기꺼이 맨발로 카메라 앞에 섰고, 용암이 흐르는 가장 가까운 곳까지 다가서서 오래오래 기억될 웨딩 사진을 남겼다.

놀라운 웨딩사진의 주인공이 된 로렌과 알렉스는 10년 동안 사랑을 간직하며 키워온 하와이 출신의 젊은이들이다. 특히 두 사람의 사랑 얘기는 웨딩사진 못지 않게 더욱 애틋하다.

로렌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보청기를 끼고서야 생활이 가능하다. 남편 알렉스는 비장애인이지만, 그의 부모님 또한 청각장애가 있다. 운명적인 만남으로 서로를 아껴가며 지내던 이들의 결혼식은 수화로도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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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신부 로렌. (사진=제나 리)


로렌은 결혼식을 올리기 전 혹시 너무 감격스러워 목이 메일 것 같다며 결혼식 전에 미리 결혼서약을 하기도 했다.

제나 리는 "사랑은 근본적으로 모험 그 자체"라면서 "이런 독특한 경험을 나누는 것에서 사랑은 놀랍도록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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