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억 5000만 년 전 지구상에 등장해 바다를 지배한 어룡의 화석이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BBC등 현지언론은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약 1억 7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어룡 화석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보도했다.
서구에서는 ‘익티오사우루스’(ichthyosaurs)라 부르는 어룡은 ‘물고기 도마뱀’이라는 뜻으로 전체적인 생김새는 지금의 돌고래와 비슷하다. 그러나 몸 구조는 공룡과 유사하며 폐로 숨을 쉬기 때문에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미는 것이 특징. 또한 지금의 상어같은 지느러미를 가지고 있어 물 속에서 빠르고 힘차고 헤엄쳐 바다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이번에 제 모습을 드러낸 어룡은 익티오사우루스의 한 종으로 길이는 4.3m 정도다. 이 화석은 지난 1966년 바위 속에서 처음 한 아마추어 수집가에게 발견됐다. 그러나 바위에서 화석을 떼어낼 시 훼손될 가능성 때문에 최근까지 스코틀랜드 국립박물관에 보관돼오다 최근에서야 원래 모습을 찾게 됐다.
작업을 이끈 에딘버러 대학 스티브 브루사테 박사는 "쥬라기 시대 스코틀랜드는 공룡의 섬이었지만 어룡 화석이 발견된 것은 거의 없었다"면서 "매우 희귀한 화석이면서도 상태가 좋아 연구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성과는 50년 전 한 아마추어 수집가의 공로 덕"이라면서 "과학적인 대발견에는 박사학위는 필요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지언론은 이번 어룡이 네스호 네시의 조상뻘이 아니냐는 '호들갑'을 떨고 있다. 전설의 네시가 산다는 네스호는 이번에 어룡이 발견된 지역에서 약 100km 떨어져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