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사건을 '방귀테러'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방귀 때문에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승객들이 대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어쩌면 영영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의 원인은 방귀를 뀐 여자의 자수(?)로 밝혀졌다.
사건은 말라가 지하철 1호선에서 최근 발생했다.
지하철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갑자기 비상벨을 누르며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동차가 멈추고 직원들이 달려가 문을 여는 순간 지독한 악취가 진동했다.
전동차 안은 이미 아비규환이었다. 너무 심한 악취에 고함을 치는 승객, 옷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고 헛구역질을 하는 승객 등이 전동차를 빠져나가려 아우성이었다.
말라가지하철 1호선 직원 안토니오 라캄브라는 "태어나서 그렇게 역겨운 냄새는 맡아본 적이 없다"며 "기관사에게 전동차 운행을 중단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전하게 전동차 운행을 중단시킨 직원 안토니오는 승객들을 대피시켰다.
하지만 이미 정신을 잃은 승객도 여럿이었다.
지하철회사는 앰뷸런스를 불러 실신한 승객,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승객들을 인근 비르헨델라빅토리아 병원으로 옮겼다. 승객 17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대피와 동시에 경찰은 전동차 수색을 시작했다. 지독한 냄새의 원인을 찾는 게 무엇보다 시급했다.
하지만 조사는 싱겁게 끝났다. 한 젊은 여성이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하면서다.
문제의 여성은 경찰에게 다가가 "지독한 냄새는 내 위에서 나온 것"이라며 "방귀를 꿨는데 전동차에 악취가 진동을 했다"고 털어놨다.
여성은 1주일째 스위트 와인을 마셨다고 했다. 워낙 많은 양을 마신 탓에 방귀 냄새가 매우 고약했다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