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는 52년 동안 정부와 반군의 내전이 거듭돼왔다. 최대 반군세력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1964년 농민 등을 중심으로 창설된 뒤 공산주의 정권을 세우기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면서부터다. 그동안 22만명이 숨졌고, 5만명의 실종자, 600만명 이상의 이재민 등 피해는 막심했다.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콜롬비아무장혁명군에 대한 전투를 중지한다고 선포했다. 오는 26일 정식평화협정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내전이 중지된 상황에서 AP통신은 12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의 비밀 캠프로 들어가 반군 소녀들을 인터뷰한 사진기자의 사진과 그 소녀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고등학교를 다시 다닌 뒤 간호사가 되고 싶은 18살 이세트, 역시 18살로 엔지니어가 꿈인 렌테리아, 무려 10년 동안 반군활동 경력의 시스템공학자 꿈을 가진 23살 예이미 등 이 젊은이들의 군복 뒤에 가려진 꿈을 사진에 담았다.
페르난도 베르가라는 "그들을 만나 직접 취재해보니 그들 역시 무시무시한 반란군의 이미지보다는 평범한 모습이 더 많았다"면서 "군복을 입고 있는 사진과 함께 평범한 일상 속 인간적인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 분위기도 우호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13일 유엔 안보리에서 콜롬비아 전국 40개 지역에 450명의 비무장 옵서버단을 파견해 양측이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협정을 제대로 실천하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것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물론 이 협정이 효력을 발생하기 위해서는 10월 2일 치러지는 국민투표를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는 상태이긴 하다. 전체 유권자의 13% 이상인 450만명이 찬성해야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67.5%가 찬성 의견을 응답해 낙관적인 분위기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