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를 운전하던 기관사가 퇴근하면서 열차가 중간에 멈추는 황당한 사고가 스페인에서 발생했다.
철도회사는 부랴부랴 버스를 동원해 승객을 실어나르면서 요금을 전액 환불해줬다.
몬타녜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철도회사 레네페가 운행하는 알리비아 고속철에서 벌어졌다.
산탄데르를 출발해 마드리드로 향하던 문제의 열차는 밤 9시15분 오소르노에 도착하면서 돌연 멈췄다.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109명이 어리둥절 서로 얼굴을 마주볼 때 "기술적인 문제로 열차는 여기에서 운행을 중단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15분 뒤 진실이 공개됐다.
"기관사의 근무시간이 끝났다. 열차가 더 이상 갈 수 없게 됐다"는 안내방송이 다시 흘러나왔다.
돌발상황이 발생한 역에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열차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꼼짝없이 갇혀 있던 승객들에게 철도회사 레네페가 방송을 통해 "버스를 준비하겠다"고 알린 건 1시간 뒤였다.
버스가 기차역에 도착한 건 밤 11시. 어이없는 이유로 열차에 갇혀 있던 승객들은 그제야 버스로 옮겨 타 여정을 이어갔다.
레네페는 불편을 겪은 승객들에게 요금 환불을 약속했다. 레네페는 "요금을 100% 환불하겠다"며 사고 경위를 정확하게 조사해 재발을 막겠다고 했다.
한편 사고는 철도회사 직원들의 불만 누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은 "연이은 정년퇴직으로 레네페에 기관사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과로로 남은 기관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네페 직원들은 기관사를 늘리라며 파업까지 경고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