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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70km를 동행…주인과 한평생을 동거동락한 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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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 리트리버 ‘메이저’가 소형 트럭 뒷칸에서 그의 마지막 여행을 반추하고 있는 듯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주인 버거스의 표정에서도 미묘한 착잡함이 드러난다. (사진=오타고데일리타임스 캡처)


메이저는 골든 리트리버다. 벌써 만으로 13년하고도 6개월을 살았으니 아침 저녁으로 뼈마디가 뻐근하게 쑤실 테다. 얼굴은 수척해졌다. 제힘으로 트럭 짐칸으로 훌쩍 뛰어오를 힘 따위는 없다. 젊은 시절 잦은 사냥을 따라다닌 탓에 귀도 흐릿하다. 아쉬움도 후회도 남지 않는 삶이었으니 그저 행복하다.

뉴질랜드 매체인 오타고데일리타임스는 17일 메이저와 그의 주인 러셀 버거스가 지내온 오랜 시간에 걸친 동행을 소개했다.

버거스는 농장 주인이다. 매일 아침 작은 트럭 뒷칸에 메이저를 태우고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의 주요 일과다.

13년 동안 해온 일이었기에 메이저는 지금도 매일 아침이면 느릿느릿 걸음이나마 트럭 곁에 가서 '준비가 됐음'을 알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 만큼은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얼마전 그는 그의 마지막 여행을 마무리했다.

버거스는 "젊은 시절에야 풀쩍 뛰어올랐지만, 언제부턴가는 안아서 태워줘야 한다"면서 "오리사냥을 다니며 총성을 많이 들어서 이제는 귀도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이저의 청춘은 화려했다.

사우스캔터베리로 가면 마을 사람들이 버거스에게 손을 흔들기 전에 메이저를 먼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우쭐해 하는 표정 또한 불과 엊그제만 같다. 잠시 차가 멈출 때 사람들이 건네는 맛있는 간식 먹는 것도 즐겁기만 했다.

버거스는 "달리기와 호수 수영을 그리 즐겼는데, 이제는 누워서 꿈속에서나마 그 시절을 떠올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내 "또다른 삶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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