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길리 트라왕안 섬에서 특별한 퍼레이드가 벌어져 화제가 됐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은 주인공은 바로 호주에서 여행온 한 커플이다.
영국의 더가디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수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검은 제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거리를 걸어야 했던 커플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진 속의 커플은 지난 10일 오후 자전거를 훔치는 모습이 CCTV에 찍혔고, 절도 혐의에 대한 벌로 인도네시아의 거리에서 수모를 겪는, 일종의 ‘명예형’을 당해야 했다.
그들은 목에 다른 절도범들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종이판을 걸고 있었다. 거기에는 “나는 도둑이다. 내가 한 절도를 저지르지 말라” 라고 적혀있다. 그들 양 옆에는 지역 안전부대의 멤버들이 나란히 붙어 함께 걷고 있었다.
안전부대원은 “그들은 11일 퍼레이드를 벌였고, 지금은 섬을 떠난 상태”라고 말했다.
발리 근처에 위치한 세 개의 길리섬 중에서 가장 큰 길리 트라왕안은 약 800명의 인구가 거주한다. 섬이 너무 작고 경찰병력이 없어, 인도네시아 당국에서 운영되는 지역 안전부대가 도둑질을 막기 위해 수치스러운 형벌을 부과한 것이다.
지역 다이빙 용품점의 직원 마이크는 “커플은 다이빙 여행을 예약했지만, 지역 법 집행기관의 규칙에 의해 체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부대는 사적인 제재를 가하는 단체가 아니다”면서 “내가 머무르는 1년간 이런 일이 여행자와 지역민들 모두를 포함해 7~9번 정도 일어났다“고 전했다.
사진=페이스북(@Dije Siha Rahmad)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