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둘러 맨 백팩 속에 담긴 노트북 덕에 목숨을 구한 남자의 사연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은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 총기 난사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스티브 프래피어의 사연을 전했다.
이날 참사는 공항 2번 터미널에서 벌어졌다. 이라크에서 복무한 바 있는 퇴역군인 출신 에스테반 산티아고(26)가 갑자기 총기를 난사했다. 이 테러로 5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일어났으며 프래피어 역시 총기난사범이 쏜 총알을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목숨을 구한 것은 다름아닌 백팩 속 노트북. 실제 참사 후 공개된 사진을 보면 노트북의 한쪽 모서리 부근이 심하게 파손돼 있다. 프래피어는 "총기 난사범이 내가 있던 방향으로 총을 쏘기 시작했다"면서 "급하게 몸을 피했는데 내 등에 총알이 맞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치 백팩이 거북이 등 같은 역할을 했다"면서 "백팩이 내 목숨을 살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조사에 나선 FBI측도 그의 백팩 안에서 용의자가 쏜 총알을 발견해 그 안에 있던 노트북이 목숨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FBI 측은 총기 난사를 벌인 용의자 산티아고를 체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FBI 측은 "현재까지 정신질환에 의한 소행인지 테러인지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면서 "다각도로 용의자의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