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이나 지극한 모성애는 다를 게 없나 보다.
앞다리를 다친 엄마 개가 3km를 걸어 새끼 10마리를 살려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제는 '베라'라는 이름까지 갖게 된 그레이하운드 엄마 개가 감동스토리의 주인공. 베라는 최근 스페인 남부 알메리아라는 곳에서 절뚝거리며 방황하다 뜻밖에 은인을 만나 구조됐다.
길을 가던 심리학자 리안 파월이 앞다리를 다쳐 절뚝거리는 베라를 불쌍하게 보고 동물병원에 데려간 것.
앞다리를 다친 게 전부가 아니었다. 베라는 영양실조에 걸린 듯 뼈만 앙상했다.
수의사는 다친 부위를 정성껏 치료하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파월에게 말을 건냈다
"개가 새끼를 낳은 것 같은데요. 젖이 나와요"
엄마의 상태를 볼 때 새끼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90%. 파월과 수의사는 새끼들을 찾아나섰다.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알아챈듯 베라는 걸음이 불편했지만 길잡이 역할을 했다.
앞다리를 절뚝거리며 걷는 베라를 파월과 수의사는 천천히 따라갔다. 다리가 아플 만큼 긴 길을 걸은 끝에 다다른 곳엔 자동차가 1대 버려져 있었다.
베라의 새끼 10마리는 버려진 자동차 뒷칸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베라가 두 사람을 새끼들이 있는 곳까지 안내하면서 걸어간 길이는 약 3km. 뜨거운 모성애에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베라가 왜 다리를 다쳤는지, 영양실조에 걸렸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파월과 수의사는 "아마도 사냥꾼들이 베라를 버린 것 같다"며 "엄마가 건강을 되찾고 새끼들과 행복하게 살도록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트롬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