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인 프로레슬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제의 악당(?)은 피츠버그 출신의 샘 폴린스키(27). 멕시코에서는 샘 아도니스라는 별칭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현지인들의 분풀이 대상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링에 오를 때면 항상 트럼프의 얼굴이 새겨진 커다란 성조기를 들고 나타난다. 이에 수천 명에 달하는 멕시코 관중들은 일제히 욕설과 비난을 그에게 퍼붓는다.
물론 이는 트럼프에 대한 멕시코 국민들의 증오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트럼프는 국경 장벽 설치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으로 멕시코 국민들의 속을 단단히 긁어놨다. 이 때문에 멕시코 레슬러가 '악당' 폴린스키를 링에 메다꽂는 통쾌한 장면을 보며 속풀이 하는 것.
폴린스키가 멕시코가 건너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프로레슬러 가문에서 태어나 미 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에서 활동한 바 있는 그는 지난 2011년 무릎 부상으로 메이저 무대를 떠났다. 이후 유럽 등지에서 프로레슬러로 활동한 그는 트럼프 덕에 멕시코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폴린스키는 "나는 멕시코 국민들 사이에 최고의 악당으로 아직 칼이나 총에 맞지는 않았다"면서 "링에 오를 때면 순간적으로 공기 자체가 폭력적으로 변한다. 나는 이 분위기를 먹고 산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폴린스키는 자신의 '밥줄'인 트럼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까?
폴린스키는 "대통령으로서 고집스럽게 일을 하는 트럼프의 지도 방식은 존중한다"면서도 "멕시코에 대한 정책과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