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향했던 멕시코의 밀입국 행렬이 이젠 캐나다로 방향을 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미국의 이민정책이 강화되면서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캐네디언 드림을 꿈꾸는 멕시코 주민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국경관리청(CBS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 캐나다 국경에서 체포된 멕시코 국민은 444명. 지난해 1년 동안 410명이 체포된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2015년(351명)과 2014년(399명) 캐나다 국경을 몰래 넘으려다 체포된 멕시코 주민은 400명을 밑돌았다.
또한 캐나다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돼 멕시코로 돌아가는 멕시코 국민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공식 통계를 보면 1월에만 멕시코 국민 313명이 캐나다에 들어가려다 입국 거부를 당했다. 이는 1월 수치론 사상 최대이자 2012~214년 연간 통계를 웃도는 것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12월 캐나다의 비자면제프로그램에 들어갔다. 멕시코 국민은 eTA(전자여행허가) 절차를 밟으면 무비자로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다.
다만 eTA가 입국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입국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캐나다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
eTA로 입국해도 노동이나 취업은 불가능하다. 캐네디언 드림을 꿈꾸는 사람이 eTA로 입국하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캐나다 입국을 꿈꾸는 멕시코 국민이 늘어나는 건 강경 일변도를 걷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때문이다.
미국 내 불법체류자는 약 11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이 멕시코인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추방위기에 놓인 멕시코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캐나다행을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