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스머프’의 새 시리즈가 이스라엘에서 개봉을 앞둔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도시에서는 다른 개봉 국가와는 조금 다른 ‘유대교 전용 포스터’가 걸렸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8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도 극단주의 유대교 신자가 많기로 유명한 도시인 브네이 브락의 길거리에 곧 개봉할 애니메이션 ‘스머프 : 비밀의 숲’ 대형 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리지널 포스터에는 스머프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인 스머패트(Smurfette), 똘똘이(brainy), 덩치(Hefty), 주책이(Clumsy) 등 주인공 캐릭터 4인방이 정면에 배치돼 있는데, 브네이 브락에 등장한 대형 포스터에는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스머패트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는 유대교 풍습에 따라 여성들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여성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 속 여성 캐릭터인 스머패트 역시 여성으로 간주해, 스머패트의 얼굴을 포스터에서 삭제한 것.
여성 얼굴을 사진에서 아예 삭제하거나 남자로 합성한 사진이 유대교 중심 커뮤니티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이스라엘의 정통 유대교 신문사 두 곳은 당시 출범한 새 내각의 기념촬영 사진을 실으면서 두 여성 각료 대신 남성들의 사진으로 둔갑시키거나 여성 장관들의 얼굴을 검은색으로 칠해 버렸다.
2015년에는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 규탄 행렬 사진을 보도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본래 사진에 있던 여성들을 삭제하고 편집하기도 했다.
모든 이스라엘 신문사가 이 같은 방침을 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정통 유대교 공동체에서는 여성에게 전화 통화를 정결하게 하고 부적절한 내용으로 채워진 웹사이트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한 일상생활의 엄격한 통제를 강요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