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적 만남이 드디어 이뤄졌다. 소설 속 비극을 현실 속 해피엔딩으로 이뤄내기 위한 첫걸음이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화제를 모았던 '21세기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탄생 스토리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한 병원에서 시작됐다.
지난 19일 같은 날 이 병원에서 태어난 남녀 두 아기는 각각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양쪽 부모들끼리 서로 알지 못하는 등 생면부지의 사이였지만, 각각 예정일보다 일주일씩 앞당겨 세상의 빛을 봤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등 이미 강한 운명적 끌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드디어 한 자리에 모였고,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커플 사진을 찍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의 세익스피어를 주제의 사진을 찍었음은 물론이다.
로미오는 조그만 왕관을 썼고, 줄리엣은 화관을 쓰며 운명적 탄생과 만남을 자축했다. 사진을 보면 두 아기는 모두 눈을 질끈 감고 있지만 슬며시 손을 맞잡고 상대방을 향해 몸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에서 심상치 않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재미있는 사진을 찍은 사진가 캐시 클레이슐트는 "몇 시간의 간격을 두고 생면부지의 부모 사이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이 우연의 일치로 태어났다"면서 "쌍둥이도 아니면서 이렇게 태어나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의 사진들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누리꾼들의 많은 반응이 쏟아졌다.
벌써 오랜 친구처럼 가까워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부모들은 "앞으로 아이들의 매년 생일날마다 만나서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성장 앨범을 만들기로 약속했다"면서 "가족끼리 계속 우정을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