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신발끈은 걷거나 뛰는 도중 갑자기 풀릴까? 이런 의문을 대부분 한 번쯤 해봤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전 세계에 있는 많은 신발끈이 지금도 풀리고 있겠지만, 그 이유를 해명하려는 시도는 진지하게 진행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의 기계공학 연구진이 이 오랜 수수께끼를 해명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영국 왕립학회보 A(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A) 최신호(11일자)에 실린 이번 논문에 따르면, 신발끈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순식간에 풀리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한 연구원이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달리는 동안 신발끈이 풀려가는 모습을 슈퍼 슬로모션 영상 기법으로 촬영했다.
그러자 완전한 상태의 매듭에 두 개의 강한 힘이 작용하는 것이 포착됐다.
이 연구에 참여한 크리스틴 그레그 연구원은 “달리기를 하는 사람의 발이 지면에 미치는 영향은 중력의 7배에 달했다”고 밝히면서 “그런 발의 움직임에 따라 신발끈의 매듭에는 힘이 가해지거나 느슨해지는 상태가 번갈아가며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땅을 디디고 회전하듯 뒤쪽으로 밀어내는 두 가지 힘이 보이지 않는 손처럼 작용해 매듭을 느슨하게 만들고 가장자리 팁이 잡아당기면서 신발끈을 풀어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기계식 발과 다리를 사용한 후속 검사를 통해 풀리기 어려운 종류의 신발끈도 있지만, 절대로 풀리지 않는 신발끈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진=ⓒ Ilike / Fotolia(위),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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