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듯 몸을 웅크린 채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는 남성과 가까운 거리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는 어린아이를 담은 위 사진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인 듯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최근 영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 사진의 ‘실체’를 접한 사람들은 공포감에 몸을 떨어야 했다.
사진 속에서 모자를 뒤집어 쓴 남성은 그저 피곤에 절은 평범한 남성이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는 최근 영국 전역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합성 대마초 ‘스파이스’(Spice)에 취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스는 방향제에 사용되는 원료를 혼합해 제조한 담배 형태의 흡연용 환각제로, 대마초의 5배에 달하는 환각 효과가 있어 의식불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마약이다. 이들은 마치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이나 좀비처럼 보이고, 이렇게 마약에 취한 상태에서는 강력범죄가 일어날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영국은 최근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스파이스를 나눠 피운 뒤 버스정류장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좀비처럼 서 있는 사람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맨체스터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행인이 찍은 위 사진이 영국인들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것은 마약에 의한 환각상태에 빠진 남성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가 한 공간에, 그것도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자칫하면 아이와 주변 시민이 마약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 이 남성은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다가 불현 듯 몸을 일으켰는데, 스파이스에 취해 있던 탓에 역시 좀비처럼 땅만 바라본 채 가만히 서 있거나 매우 부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출동한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현지의 약물 전문가들은 스파이스가 영국 북서부에서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범죄율도 급등했다고 밝혔다.
그레이터맨체스터 소속 경찰관인 와심 초드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스파이스를 흡입한 사람은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며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그들 그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