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동물이 쇠사슬에 묶힌 채 홀로 얼마나 괴로웠을까?
영국 메트로는 11일(이하 현지시간) 5년 동안 빈 집에 방치된 개가 쇠줄에 묶인 자신의 발을 물어뜯어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화이트 테리어종인 트레야는 2012년 주인이 사망한 후, 쇠줄에 발이 묶여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폐가에 남겨졌다. 다행히 이웃들로부터 충
분한 먹이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줄 건초를 공급받았지만 그 곳을 벗어나진 못했다.
결국 단단하게 결박된 쇠줄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자신의 발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말할 수 없는 고통보다 자유가 더 간절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트레야는 앞 발 한 쪽을 잃었지만 대신 자유를 얻었다.
그리고 동물 자선단체 ‘스트레이 레스큐(Stray Rescue)’에 구조돼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자선단체에 따르면, 트레야는 확실히 자취를 감춘 발 외에도 사생충과 벼룩이 만연했고, 주인을 잃고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입은 감정적 상처가 심각했다고.
단체 관계자는 “트레야를 처음 발견했을 때, 빈 집의 무너진 지붕 잔해 아래 숨어 있었다. 아마 그곳에서 버텼겠지만, 겨울이 특히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도시에서 일어나는 잔혹성은 사람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인 개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레야는 자신만의 고통스런 세계에 고립되어 있어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었고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그래서 구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웃들이 왜 쇠줄을 풀어줄 수 없었는지, 좀 더 빨리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행히 위탁 가정을 만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그곳의 다른 개들과도 함께 지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트레야의 의족 구매를 돕기 위해 돈을 마련 중인 자선단체는 “1200달러(135만원)의 비용이 드는 사상충 치료가 끝나면, 인공의족이 트레야의 미래를 책임질지도 모른다. 트레야는 새로운 시작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긍정적인 미래를 전망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