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커플의 독특한 프로포즈가 화제다.
알렉스 바솔로뮤(25)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연인 브리트니 팍스(25) 앞에 무릎을 꿇고 반지를 건넸다. 3월부터 반지를 품속에 갖고 있으며 '가장 적절한 때'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벼르고 별러온 날이 온 것이었다. 대답은 흔쾌한 '예스'. 풋풋한 젊은 청춘들의 전형적인 프로포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바솔로뮤의 프로포즈는 좀 달랐다. 그가 기다려온 '적절한 때'는 화사한 햇빛과 싱그러운 바람이 부는 둘의 사랑을 축복해주는 그런 순간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감동적인 그날은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쳤고,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었다. 미국 텍사스주 맥린 근처에서 차를 타고 지나던 바솔로뮤는 차를 급히 세웠다. 멀지 않은 곳에서 토네이도가 마구 몰아치고 있었다. 그리고 무릎을 꿇었고, 반지를 건넸고, 대답을 들었고, 키스를 나눴고, 함게 폭풍을 응시했다.
그는 사흘이 지난 19일 자신의 프로포즈 및 감격의 순간을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렇게 설명했다.
'정말 대단한 날이었지요. 2개, 아니면 3개의 토네이도가 몰려오고 있었고 그녀는 '예스'라고 말했지요. 그 흥분과 행복, 기쁨 등 마음 속의 격정을 제대로 설명하기도 어렵네요. 그저 행복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밖에 없다니…. 더이상 행복할 수도 없고, 그녀와 함께하는 단 1분도 허투루 보낼 수 없습니다. 곁에 있던 동료가 환호를 지르며 내 인생 최고의 날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줬습니다.'
바솔로뮤와 팍스의 직업은 둘다 '스톰 체이서'다. 목숨 걸고 폭풍을 쫓아 다니며 이를 영상으로 남기는 일을 하고 있다.
1년 전 폭풍을 쫓다 우연히 만난 뒤 사랑에 빠지게 됐고, 내내 함께 토네이도를 쫓아 다니며 그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다졌다.
그리고 바솔로뮤는 3월부터 반지를 품고 다니면서 가장 적절한 프로포즈의 상황 및 순간 만을 기다려온 것이다.
팍스는 "토네이도를 쫓다가 차를 세우길래 사진을 찍으려나보다라고만 생각했다"면서 "그리고 내려서 문득 돌아보니 바솔로뮤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거기에 토네이도가 있단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행히 그날의 폭풍은 맥린 주민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은 채 지나가 그들의 행복한 프로포즈를 해피엔딩으로 완성시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