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관객들은 처음보는 광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국의 한 신부는 어느 결혼식에서도 보지 못한 특별 세리머니로 하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암투병 중인 신부가 결혼 피로연에서 부케 대신 자신이 쓰고 있던 가발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미들로디언에서 신부 제이미 스테인본과 신랑 존 스티븐슨의 결혼식이 열렸다.
신부 들러리와 신부측 친구들은 부케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신부 뒤에서 행렬을 이루며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얼굴이 붉어진 신부는 셋 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카운트다운이 끝난 순간, 제이미는 꽃 다발이 아닌 쓰고 있던 가발을 휙 벗어 던졌다. 16개월 동안의 자궁 경부암과의 긴 싸움을 겪어온 제이미는 하객들에게 도전적인 태도를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부케대신 가발을 받은 여성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나왔고, 모두 즐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 제이미는 들고 있던 부케를 마저 던졌다.
결혼식날 아침에도 가발을 던질지 결정하지 못했던 제이미는 "가발을 쓰고 있었지만 나는 민머리가 축복 받은 것처럼 아름답게 느껴졌다. 민머리는 내게 용기를 준다. 암과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 어떤 결과에도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평생에 한번 뿐인 절호의 기회에 모두에게 인생에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든 중요하지 않다. 모두 다 잘 될거란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가발을 내던진 이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 처음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은 제이미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려고 마당에서 중고 시장을 열었다가 지금의 남편 존을 만났다. 존은 제이미의 암을 알면서도 항상 옆에 있어줬고, 둘은 아픔을 공유하며 떨어질 수 없는 커플이 됐다.
제이미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에 겁먹지 않을 사람은 없다. 나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암과의 사투에 있어 긍정직인 태도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나처럼 인생에 어떤 순간이 와도 싸워 이겨냈으면 좋겠다"면서 자신의 퍼포먼스가 다른 암환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좀 더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작년 12월 암이 재발해 화학치료 중인 제이미는 끝으로 "나는 친구와 가족들의 지지와 사랑이 있기에 패배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암을 극복할 것이다"라는 강한 다짐을 남겼다.
사진=데일리메일, 유튜브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