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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시각장애인 행세한 여자, 가족도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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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년 동안 시각장애인으로 행세하며 살아온 카르멘 히메네스. (사진=문도TKM)


“언제부턴가 양쪽 시력을 모두 잃었어요. 전혀 보이지 않아요.”

그가 이렇게 말하면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걸을 때 약간은 겁을 내는 듯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등 하는 행동이 영락없는 시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게 거짓이었다. 무려 30년 가까이 이어진 거짓말이었다. 그의 거짓말엔 가족과 친척들마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

희대의 거짓말쟁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는 사건의 주인공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카르멘 히메네스(57). 그는 28년간 시각장애인 행세를 하며 살았다.

친구와 이웃 등 주변 사람들을 속인 건 물론 가족들에게조차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언제부턴가 가족은 히메네스를 살짝 의심하기 시작했다.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었다.

남편은 “아내가 곁눈질로 TV를 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며 “특히 매일 깔끔하게 화장을 하고 나서는 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최근 가족들이 작심하고 다그치자 히메네스는 결국 진실을 털어놨다.

앞을 보지 못하는 줄 알았던 아내와 엄마가 시각장애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반갑기도 했지만 28년간 가족을 속였다는 사실에 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거짓말을 한 이유는 황당하다.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 싫어서다.

아는 사람을 만나도 아는 체 하지 않고 인사를 피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행세를 했다는 얘기다.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도 그는 피하고 싶었다. 남편과 자식들에게도 거짓말을 한 이유다.

히메네스는 “원래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게 싫었다”며 “아는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건 더더욱 싫어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뿐만 아니다. 히메네스는 법정에 서야 할 판이다.

히메네스는 시각장애인 행세를 하며 그간 다양한 사회복지 혜택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당국이 그를 사기 혐의로 고발할 것으로 보여 금명간 사법처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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