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링컨셔 주의 한 도로공사 현장에서 약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발자국 타일’이 발견됐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의 5일 보도했다.
현장조사를 진행 중인 고고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타일은 약 2000년 전 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건축용 타일을 만들기 위해 거푸집에 흙을 넣은 뒤 말리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양이가 거푸집에 담긴 륵이 마르기 전 이를 밟고 지나가면서 발자국이 남게 됐고, 이를 버리지 않고 그대로 구워 타일로 이용했다는 것.
현장에서는 고양이 발자국 타일뿐만 아니라 개 발자국, 사슴의 발굽 자국 등이 고스란히 찍힌 타일들도 추가로 발굴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로마인들이 영국을 지배했던 1세기 경 영국으로 건너간 로마인들의 거주지였으며, 이번에 발견된 유물들을 미뤄 봤을 때 당시 로마인들이 애완동물을 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 작업에 참여한 한 고고학자는 “이번 유물의 발견은 매우 흥미롭다. 로마인들이 약 2000년 전에도 애완동물을 키웠으며, 동물의 발자국이 남겨진 오래된 타일이 발견되는 일은 매우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로마인들이 이 지역에서 주거용 건물을 지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 이번 발굴 작업에서는 동물의 발자국이 찍힌 타일 뿐만 아니라 벽돌로 만든 벽의 흔적도 함께 발견됐다.
현재 전문가들은 인근 지역에서 추가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