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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매주 아동병원 찾는 배트맨…정체는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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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 근사한 배트모빌도 갖고 있다. 5년 전부터 활동하면서도 아직 정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사진=MF)


매주 슈퍼히어로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 화제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의 주도 라플라타에 있는 어린이병원에선 매주 배트맨을 만날 수 있다.

귀가 오똑한 가면에서부터 트레이드 마크인 망또까지 영화주인공을 완벽하게 재현한 배트맨은 빠짐없이 병동을 돌면서 입원 중인 아이들을 만난다.


병과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아이들은 배트맨을 만나면 환한 표정을 짓는다. 배트맨은 일일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아이들에겐 만남과 웃음 그 자체가 큰 선물이다. 아이들이 손꼽아 배트맨을 기다리는 이유다.

‘아르헨티나의 배트맨’은 최근 현지 언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됐다.

라플라타 어린이병원에 배트맨이 처음 나타난 건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배트맨은 입원 중인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매주 거르지 않고 병원을 찾았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이 배트맨의 정체(?)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어 더욱 궁금증과 관심이 커졌다. 그저 학교에 근무하는 평범한 남자, 아직은 어리다는 아들 셋을 둔 가장이라는 게 그에 대해 알려진 전부다.

배트맨은 "아들들이 아직 어려서 그런지 배트맨 복장을 한 아빠를 보면 깜짝 놀라곤 한다"면서 "더 이상은 말을 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런 배트맨이지만 한 번은 얼굴을 공개한 적이 있다. 병원 내 성당에 있는 수녀 2명이 배트맨의 얼굴을 봤다.

2013년 4월 2일 처음으로 병원을 찾아가 양해를 구할 때였다. 물론 수녀들도 배트맨에 대해선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배트맨이었을까?

남자는 "배트맨을 선택한 데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면서 "전혀 자신과 상관 없는 사람들을 위해 활동한다는 점, 정의가 없으면 사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진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영화 속 배트맨과 현실의 배트맨 사이에는 큰 차이 또한 있다.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호화 배트모빌을 갖고 다니는 영화 속과는 달리 그에겐 그저 그럴 듯한 배트모빌이 있을 뿐이다. 르노 플루엔스(SM3)를 어설프게(?) 개조한 차량이다.

그는 "아직 할부가 1개월 남았다. (대출한) 은행이 아직은 이 차의 주인인 셈"이라면서 웃었다.

배트맨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배트모빌을 탄 배트맨으로 변신해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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