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시한폭탄의 초시계가 돌아가는 곳에서 결사적으로 탈출을 하는 것 같다.
정국 불안으로 혼란에 빠진 조국을 등지고 중남미 이웃국가로 건너가 난민 신청을 하는 베네수엘라 국민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베네수엘라 국민이 3년 전에 비해 30배 늘어났다고 에페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브라질 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6월 현재까지 난민 신청을 한 베네수엘라 국민은 6000명에 육박한다. 2014년 209명과 비교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수치다.
아직 상반기가 마감되지 않았지만 국경을 넘어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2016년 3375명을 훌쩍 넘어섰다.
브라질엔 비상이 걸렸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질 호라이마주는 이민국 인력을 늘려 밀려드는 신청을 처리하고 있다. 그래도 일이 밀리긴 마찬가지다.
브라질은 난민 신청을 받아주는 데 인색하다. 지난해의 경우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낸 베네수엘라 국민 3375명 중 난민으로 인정을 받은 건 14명뿐이었다.
관계자는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많았지만 조건을 충족한 사람은 극소수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자국으로 넘어온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완전히 얼굴을 돌리진 않는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브라질은 2년 임시거주권을 주고 있다.
임시거주권을 받은 뒤 2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
중미 코스타리카에서도 새로운 삶을 위해 난민이 되려는 베네수엘라 국민은 올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코스타리카에 난민을 신청한 외국인 중에선 베네수엘라 출신이 1036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다수는 조국의 정치불안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냈다.
베네수엘라에 이어선 엘살바도르 국민이 761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세 번째는 콜롬비아(338명), 네 번째는 쿠바(135명)였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