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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마차 끌다 쓰러진 말…수수방관 주인 “이게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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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카디스 시민들이 도로 위에서 지쳐 쓰러진 말의 입에 물을 적셔주는 등 구조활동에 나서고 있다. (사진=동영상 캡처)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에서 마차를 끌던 말이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길에서 쓰러졌다. 힘없이 쓰러진 말을 본 행인들은 달려가 말을 살려냈지만 정작 주민은 “이런 더위에 말이 쓰러진 건 정상적인 일”이라며 전혀 손을 쓰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스페인 카디스의 콘스티투시온 광장에서 17일 오후(현지시간) 벌어진 일이다.

며칠간 물에 몸을 담근 적이 없는 듯 잔뜩 때가 낀 백마가 관광용 마차를 끌고 길을 걷다 힘없이 픽 쓰러졌다.

말이 쓰러지자 마차를 몰던 여주인은 뛰어내렸지만 말의 얼굴을 쓰다듬을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나 시간이 흐러자 보다못한 행인들이 나섰다.

쓰러진 말에게 달려간 행인들은 우선 마차와 말을 묶고 있는 끈을 풀었다. 이어 말이 잔뜩 지고 있는 마구를 서둘러 벗겨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남자가 “말이 쓰러졌으면 마구부터 벗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자 여주인은 “왜 간섭하느냐”고 소리를 치며 버럭 화를 냈다.

한 여자가 생수를 가져다 말의 입에 부어봤지만 말은 정신을 잃은 듯 물을 마시지 못했다. 가쁘게 숨을 쉬고 있을 뿐이다. 말의 입 주변엔 흘린 침이 가득했다.

주변 상점 주인들도 말 살리기에 나섰다. 앞치마를 두른 한 남자는 양동이에 물을 가득 담아 말의 얼굴을 적셔줬다. 또 다른 상점에선 아예 호수를 연결해 말에게 물을 공급했다. 그제야 말은 정신이 드는 듯 흐르는 물을 조금씩 마시기 시작했다.

행인과 상인들이 달려든 덕분에 말은 목숨을 건졌지만 여주인은 당당했다. 여주인은 “말이 쓰러지는 건 종종 있는 일이고, 이런 더위엔 쓰러지는 게 정상”이라며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한 사람이 있으면 고발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런 여주인에게 주변에선 “동물을 학대하고도 큰소리냐?”,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 어떻게 말을 데리고 다니냐?”는 비난이 쇄도했다.

누군가 찍은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인터넷여론도 부글부글 끊어오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뉴욕 등 해외 도시에 가도 마차를 끄는 말이 있지만 (건강)상태는 완벽하다”며 “말이 쓰러진 게 정상이라는 주인의 말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비꼬았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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