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인생을 사는 7살 소년의 버킷리스트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영국에 사는 드레이븐(7)은 뒤셴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다. 중추나 말초신경계의 손상이 없는 상태에서 근육에 문제가 발생하는 유전병의 하나로, 근육이 발달하지 않아 몸이 점점 약해지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이 병을 앓는 환자들은 단순한 움직임이나 호흡만으로도 근섬유가 파괴될 수 있으며, 가볍게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하기 때문에 산소호흡기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 병은 치료가 매우 어려워 난치병이자 희소 유전병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는 20세 이전에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레이븐의 경우 정상적인 음식 섭취도 어려운 상태이기 때문에 위와 연결된 가느다란 관을 통해 음식을 주입하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
드레이븐 부모는 수시로 받아야 하는 각종 검사와 엄청난 양의 약에 힘겨워하는 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중, 우연히 버킷리스트를 떠올렸다.
곧장 드레이븐과 부모는 함께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아이의 소망을 본 부모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평범한 아이라면 떼를 쓰지 않아도 이룰 수 있는 작고 평범한 소망이었기 때문이다.
드레이븐의 버킷리스트에는 ▲강아지 키우기 ▲템즈강에서 오리배 타기 ▲돌고래와 헤엄치기 ▲잠수함 타보기 ▲레고랜드 가기 등이 적혀 있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 평범한 소망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2시간에 한 번씩 위와 연결된 튜브를 통해 특수 음식을 먹어야 하고, 폐와 근육을 보호하는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약을 제각각의 시간에 맞춰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드레이븐의 엄마는 “우리 가족 모두가 포기하지 않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드레이븐의 가족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한 비용 5000파운드(약 740만원)의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