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인간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단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최근 유튜브상에서 화상 생존자의 상처를 면밀히 살피며 연민어린 시선을 보내는 오랑우탄 ‘록키’(12)의 영상이 수백 만명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 인디애나 폴리스 동물원을 방문한 여성 달시 밀러는 화상센터에 들러 진찰을 받고 약혼자와 함께 근처 동물원을 찾았다. 그 곳에서 처음 록키와 마주했다.
순간 우리 안에 있던 록키의 눈에 밀러가 들어왔다. 록키는 유리창에 코가 바짝 눌리도록 붕대를 감고 있는 그녀 앞에 다가왔고 신기한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밀러는 “록키는 하나부터 열까지 말하지 않아도 내가 겪은 일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면서 "나는 목에 두른 붕대와 팔의 화상자국 등을 록키에게 보여주었고, 록키는 손으로 하나하나 가리키며 모든 상처를 보고 싶어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밀러는 록키의 동정적인 눈빛에 매료돼 그곳에 서서 20분을 보냈다. 그리고 동물원을 떠나기 전 작별인사를 하자 록키는 먼 곳에 있다가도 그녀를 보러 유리창 앞으로 달려왔다. 덕분에 밀러는 “그날만큼은 상처입은 자신이 괜찮아보였다”면서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 그를 꼭 껴안아주고 싶었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동물원 사육사는 “우리 동물원 오랑우탄들은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려하는 편이다. 그러나 록키는 좀 다르다. 자신이 모르는 사람과도 자주 소통한다. 여성 관람객이 그와 시선을 주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점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당시 록키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그녀를 향한 록키의 제스처는 아픔에 공감하는 록키 만의 상호작용 방식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록키가 밀러의 붕대를 가리키며 호기심을 갖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2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