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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칼’을 품은 박테리아가 있다?

작성 2017.08.22 10:11 ㅣ 수정 2017.08.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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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보필루스 박테리아의 내부 구조도. 일종의 칼과 같은 구조물이다. 붉은색이 장전된 상태이며 녹색이 발사된 상태다. (사진=Leo Popovich)


단순한 단세포 생물인 아메바는 일반적으로 박테리아를 먹으면서 살아간다. 인간의 눈에는 박테리아나 아메바 모두 작은 단세포 생물이지만, 그래도 아메바는 핵과 세포 소기관을 갖춘 진핵세포로 박테리아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전 놀랍게도 아메바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아메바를 좋아한다는 뜻의 아메보필루스(Amoebophilus)가 그 주인공으로 단순히 아메바 안에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안에서 번성하고 있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궁금해했다. 보통의 박테리아라면 아메바가 삼키지 않는 한 내부로 들어가기도 어렵고 설령 들어간다고 해도 아메바 안에서 소화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의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미세 구조를 연구해서 이 박테리아의 비밀을 풀었다.

박테리아가 아메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메바의 세포막을 통과해야 한다. 아무리 얇은 세포막이라도 박테리아에게는 단단한 벽이나 다를 바 없다. 박테리아가 이를 통과하는 비결은 아메바 표면을 칼 같은 도구로 절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아메보필루스는 스프링이 달린 단검(spring-loaded dagger) 같은 구조물을 가지고 있다. 사실 여러 개의 원통형 구조물이 갑자기 튀어나오면서 세포막을 뚫기 때문에 단검보다는 죽창에 더 가까운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아메바 안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아직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메바의 소화 기관이 이를 인지하고 소화시키기 위해 달라붙기 때문이다.

물론 아메보필루스는 여기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소화효소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화학 물질을 가지고 있어 아메바 안에서도 소화되지 않을 뿐 아니라 증식까지 할 수 있다.

박테리아는 인간 같은 복잡한 다세포 생물은 물론이고 단세포 생물이나 심지어 다른 박테리아 내부로 침투하는 다양한 개발했다. 여기서 발견되는 자연의 창의성과 다양성은 늘 과학자들을 감탄시켰다. 동시에 이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박테리아가 체내로 침투하는 경로를 막아 질병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으로도 박테리아가 가진 놀라운 재능에 대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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