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이광식의 천문학+] 올겨울 ‘그 별’이 폭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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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자리의 적색거성 베텔게우스. 허셜 우주망원경이 찍었다. (사진=ESA/Herschel/PACS/L. Decin et al)


현재 지구촌 천문학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별은 겨울의 대표적인 별자리인 오리온자리의 알파별 베텔게우스다. 적색 초거성인 베텔게우스는 엄청난 덩치로 인해 채 태어난 지 1000만 년도 안되어 별의 종말, 곧 초신성 폭발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이 가까운 베텔게우스는 현재 무섭게 팽창하고 있는데, 질량은 태양의 12배에 지나지 않지만, 지름은 태양의 900배나 되어 무려 13억㎞에 달한다. 이는 곧 태양에서 지구까지 거리의 9배에 가까운 크기다. 이것이 얼마만한 크기일까? 시속 900㎞의 비행기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는 2일이면 족하다. 그러나 이 별 둘레를 한 바퀴 돌려면 무려 518년이 걸린다.

만약 베텔게우스를 태양 자리에다 갖다놓는다면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확실히 베텔게우스에 먹혀 사라지고, 적색거성의 표면은 목성 궤도에 육박할 것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이 초거성 베텔게우스가 수명이 다해 조만간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광경이 지구에서 최소한 1~2주간 관측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천문학적으로 조만간이라면 며칠도 될 수 있고, 수천 년, 수만 년도 될 수 있지만 말이다.

베텔게우스는 지구로부터 640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베텔게우스의 붉은 별빛은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고려 군사를 되돌릴 때 그 별에서 출발한 빛인 셈이다.

사진에서 보이는 베텔게우스의 확장된 가스층은 그 지름이 약 600억㎞로, 태양-지구 간 거리의 400배에 달한다. 그런데 이 베텔게우스가 과거에 태양 크기의 동반성을 잡아먹었다는 연구결과가 얼마 전 발표되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초거성은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따라 덩치가 큰 만큼 자전속도가 느리다.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회전할 때 팔을 오므리면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베텔게우스는 예외다. 이 초거성은 시속 5만 3900㎞라는 폭풍 같은 속도로 회전하고 있다. 이는 보통 별들이 자전속도보다 150배나 빠른 속도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빠른 베텔게우스의 자전속도는 무엇으로부터 나왔나 하는 의문에 대해 과학자들은 10만 년 전 베텔게우스가 태양 질량만한 그의 동반성을 잡아먹은 것이 그 답이라는 컴퓨터 모델을 도출해냈다. 두 별의 합병 결과 동반성의 궤도 운동이 베텔게우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곧 베텔게우스의 폭풍 같은 자전속도로 이어졌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한 별이 다른 별을 집어삼키면 일종의 우주 트림 현상을 보이는데, 초속 3만 6000㎞에 달하는 물질 구름을 우주공간으로 내뿜는다. 베텔게우스가 뿜어낸 물질 구름이 별을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베텔게우스가 과거에 모종의 격변을 겪었음을 말해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

우리 태양 같은 별은 보통 약 100억 년을 살지만, 이런 덩치 큰 별들은 강한 중력으로 인해 급격한 핵융합이 일어나므로 연료 소모가 빨라 얼마 살지 못한다. 베텔게우스는 아직 1천만 년이 채 안되었는데도 임종의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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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텔게우스의 팽창하는 가스층.


이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일단 지구 행성에서 약 2주간 밤이 없어질 것이라 한다. 지구가 형성된 이후 가장 밝은 빛으로 기록될 수 있을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베텔게우스의 정확한 폭발시점으로, 호주의 사우스퀸즐랜드대 브래드 카터 교수는 향후 100만 년 이내에 언제라도 가능하지만, 내년이 오기 전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벌써 터졌을 수도 있다. 그래 봤자 우리는 640년 후에나 알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통계적으로 한 은하에서 100년에 2, 3차례 초신성 폭발이 일어나지만, 우리 은하에서는 지난 17세기 한 세대 간격으로 터진 튀코 초신성과 케플러 초신성 이후 400년 동안 초신성 폭발이 없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초신성은 위대한 천문학자가 있는 시대에만 터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과연 우리 세대에 베텔게우스가 폭발하는 장엄한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천문학자와 별지기들은 목 빼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겨울 오리온자리를 사수하자.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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