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산부인과 레지던트가 분만실에서 산모의 출산을 돕던 중 본인도 출산하게 된 웃지 못할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아이오와 대학병원 산부인과 전공의인 에밀리 제이콥스(28)의 잊지못할 출산기를 보도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고된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그녀에게 지난 7월 28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이날 에밀리는 평소처럼 교수의 지시에 따라 분만실에 들어가 한 산모의 출산을 보조했다. 태아를 둘러싸고 있는 양수가 터지며 산모의 출산이 무사히 진행되던 도중 그녀의 몸에도 갑자기 큰 변화가 찾아왔다. 출산을 돕던 그녀 역시 양수가 터진 것이다.
에밀리는 "순간적으로 놀랐지만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분만실의 교수님이 빙긋 웃으며 옆 방으로 가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출산 예정일보다 한 달이나 일찍 아기가 찾아온 것으로, 산부인과를 전공하고 있는 그녀지만 실제로 겪은 적은 없어 놀라고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곧바로 옆 방에 '입원'한 에밀리는 교수와 동료 의사들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건강한 아들 제트를 얻었다.
에밀리는 "장차 훌륭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되고 싶은 나에게 이번 출산은 공부로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면서 "이번 출산을 통해 다른 산모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다른 임신부의 모든 질문에 척척 대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면서 "아들 제트는 이제 7주 차로 집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