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핸드폰을 보면서 길을 건너다간 범칙금을 물게 될지 모른다.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하자는 이색적인 법안이 최근 아르헨티나 의회에 발의됐다.
연방의회에 발의된 법이 심의를 통과한다면 아르헨티나 전국에선 길을 건널 때 핸드폰 사용이 금지된다.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걷는 사람들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높아졌다는 게 법안을 낸 로베르토 바수알도 상원의원(정의당)의 설명이다.
바수알도 의원은 “길을 건너면서 음악을 듣거나 통화를 하는 사람, 심지어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람도 있다”면서 “길을 건널 때만이라도 핸드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이 일반화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선 길을 걸을 때 핸드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예전엔 주로 청년들이 길을 걸으면서도 핸드폰에 시선을 집중했지만 이젠 중장년들도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걷는다. 때문에 사람과 부딛치거나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길을 건널 때는 위험이 더 커진다. 특히 무단 횡단을 하면서도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많아 아찔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바수알도 의원은 “핸드폰에 푹 빠져 신호를 무시하고 길을 건너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다”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통법규라고 하면 운전자가 지키는 규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보행자도 지켜야 할 규정이 있다”면서 “처벌을 법제화하면 지금보다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주 발의된 법안은 통신상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법이 제정되면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길을 건널 경우 교통법규를 위반한 게 돼 범칙금을 물게 된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