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슬픔에 잠겨있던 50대 여성이 낯선 남성의 가슴에서 아들의 심장소리를 듣는 뭉클한 장면이 공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그라시엘라 로페즈. 그녀는 지난 해 8월, 당시 26살이었던 아들 후안 카를로스 로페즈를 영영 떠나보내야 했다. 젊고 건강했던 아들의 사인도 알 수 없었다. 아들은 4살 된 딸을 남긴 채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가족의 곁을 떠났다.
후안이 숨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심장은 미국에 사는 57세 남성 데이비드 폰더에게로 이식됐다. 이식수술이 진행된 지 6개월이 지난 후,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한 폰더가 후안의 가족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후안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인 지난 달, 심장을 준 이의 가족과 심장을 받은 이가 처음 만남을 가졌다.
폰더는 로페즈에게 다가가 청진기를 자신의 가슴에 대고 그 소리를 듣게 했다. 아들의 심장이 여전히 빠르고 건강하게 뛰고 있음을 느낀 로페즈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로 인해 새 삶을 얻게 된 중년의 폰더 역시 눈물을 훔쳤다. 가족들은 두 사람의 모습을 말없이 지켜봤다.
폰더는 자신의 SNS에 “오늘은 내 생애에서 가장 놀라운 날이었다. 내 심장을 준 이의 엄마는 그라시엘라이며, 그녀는 매우 멋진 사람이자, 엄마이며, 친구였다. 그녀의 남편 역시 멋진 사람이었다”면서 “정말 멋진 경험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게 심장을 준 후안에게는 여동생이 있는데, 후안이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며 그의 가족 소식을 전한 뒤 “모든 이에게 축복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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