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벽에 기어오르는 재주를 선보여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끈 아이가 있다.
6일(현지시간)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 뉴스에 따르면, 벨라(3)는 어려서부터 암벽 등반가로서의 모든 자질을 갖추고 있다. 고작 세 살 된 딸아이가 3미터 높이의 벽을 밧줄도 없이 오른다면 기겁하겠지만 벨라의 엄마 앤디 토릴바 므리바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딸의 비범한 행동에 대해 엄마 앤디는 “나와 남편 지안 카를로는 열성적인 암벽 등반가다. 딸 벨라를 낳기 몇 주전까지도 우린 암벽을 꾸준히 올랐다. 덕분에 암벽 등반에 대한 열정이 딸의 DNA에 있는 것 같다”면서 “딸에게 암벽 등반은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스러운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벨라가 태어난지 6개월이 됐을 때 엄마 아빠는 자기네 팔에 매달리거나 유아용 침대에 매달려 있는 어린 딸을 보며 잠재적인 등산가의 소질이 있음을 확신했다. 그로부터 2개월 후 부부는 딸을 위해 암벽등반 연습용 인공벽을 만들어주었고, 딸은 기저귀를 찬 채 걷기도 전에 암벽 등반을 시작하게 됐다.
아빠 지안 카를로는 “딸은 약간 집착을 보일 정도로 벽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았다. 2.2m의 벽도 단숨에 올랐고, 여분의 인공 암석을 첨가해 더 어려운 코스로 만들어도 딸은 이를 성큼 넘어섰다. 16개월 때는 20m 높이의 암벽을 4분 이내에 올랐다”며 놀라워했다.
부부는 벨라의 안전을 항상 우선순위라고 강조하면서도 딸이 장비 없이 오르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엄마 앤디는 “벨라는 자신의 힘으로 암벽등반을 하는 강인한 아이다. 오랫동안 등반을 해왔기에 기술적으로도 능숙하다. 자신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떤 길이 안전하지 잘 알기에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아내 등반을 성공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벨라는 실내 등반에서 벗어나 실외 등반에 대한 기술을 연마하느라 바쁘다. 엄마 아빠는 딸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이가 들어 프로 암벽 등반가가 될 거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딸은 흔들리고 매달리는 일상으로 인해 손에 굳은 살이 박혔다. 이 사실만으로도 딸이 암벽등반을 좋아한단 걸 알 수 있다. 지금은 단지 재미있게 즐기겠지만 딸에겐 진정한 등산가가 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며 딸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아들레이드나우닷컴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