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축제가 열린 유원지에서 공무 수행 대신 놀이 시설에 흠뻑 빠진 경찰관들의 모습이 목격돼 사람들을 격노하게 만들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험버사이드주 헐시티에서 연례 축제를 맞아 이동식 놀이공원이 펼쳐졌고 최소 21명의 근무 경찰관들이 정복 차림으로 놀이기구를 탔다고 보도했다.
축제가 개최되는 8일 동안 40명의 경관들은 음주와 풍기문란을 포함해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 4명을 체포하는데 그쳤다고도 전했다.
대중들의 분노를 유발한 원인은 범퍼카를 즐기며 환상적인 오후를 보냈다고 말한 경찰관들의 익살스러운 태도에 있었다. 범퍼카에서 스릴을 느끼던 경찰관 중 한 명은 모든 경찰들을 통솔해야 하는 총경이었다.
동료들의 사진을 트위트에 올린 경위 스콧 스노든은 “경찰관들도 축제에서 사람들과 약간의 재미를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며 “아이들이 우리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고, 모든 사람들이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 그게 바로 내가 행사에서 가장 기대한 점”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경찰관들의 범버카 운전은 지역주민들에겐 달갑지 않았다. 이들은 “다시는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지 말아달라”며 많은 경찰관들을 배치한 험버사이드주의 결정을 비난했다.
실제로 경찰기관들이 흥겨움에 취해 노는 모습이 포착되기 며칠 전, 놀이기구인 파워타워(Power Tower)가 고장나 7시간 30분 동안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21m 높이 공중에 갇혀 있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로라 블래킷(2)은 “경찰관이 나타나기까지 몇 시간이 걸렸다”며 “그들이 다른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고 믿었지 범퍼카를 타고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강도 피해자 마이크 코웰(36)도 “그들은 절도범을 따라 잡고 있어야 했다”면서 “그들이 돈을 지불받는 건 바로 그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관들이 할 일이 없었단 걸 보여준다는 주민의 비난이 이어지자 경찰 본부 지서장 앤디 맥다이는 “치안 유지를 하던 경찰관들이 잠시 주어진 5분 휴식을 이용해 범퍼카를 타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진=트위터(스콧스노든)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