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는 사랑했던 남자와 이별한 뒤 숲속에 동화 같은 집을 짓고 ‘홀로서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은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텐센트의 치어하오(企鹅号) 등 현지 언론은 ‘중국의 신데렐라’ 왕쉐칭(王雪卿)의 사연을 최근 소개했다.
17살의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에 뛰어든 그녀는 타지에서 공장 일을 하며 세상의 부조리를 일찌감치 경험했다. 강직한 성품에 경영진의 부당한 행위를 마주할 때마다 언쟁을 벌이기 일쑤였다. 그런 때면 늘 깊은 산 속 고요한 자연이 그리웠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기차 안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다. 명문대생의 재기 넘치는 남성에게 푹 빠진 그녀는 영원한 사랑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그의 부모는 학력이 낮은 그녀와의 교제를 결사반대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그녀는 부조리한 세상에 염증을 느꼈다. 그때 다시 떠오른 것은 산속 자연이 가져다주는 고요한 위로였다.
마침내 그녀는 취안저우(泉州) 뤄장구(洛江区)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낡은 가옥 하나를 빌렸다. 20년간 아무도 살지 않은 집은 천장에 구멍이 생겨 빗물도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전 재산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털어 벽돌과 모래를 사들여 직접 집을 수리했다. 집을 지어본 경험이 없어 숱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드디어 꿈에 그리던 동화 같은 집을 완성했다.
워낙 깊은 산 속이라 인적도 드물고, 상점도 없었다. 그녀는 자급자족으로 음식을 해결하고, 홀로 사진 촬영 기술을 익혔다. 틈만 나면 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스스로 익힌 촬영 기술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그때부터였다. 네티즌들은 그녀를 ‘숲속의 신데렐라’라고 부르며, 그녀의 삶에 주목했다. 독특한 그녀의 삶의 방식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알려졌다.
한 프랑스인은 그녀의 삶에 감명받아 비행기를 타고 직접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변 이웃은 물론 전국 각 지의 수많은 사람이 그녀의 집을 찾았다. 그녀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녀와 차를 마시고, 음식을 나누며, 사진을 찍고, 그녀가 손수 만든 장식품들을 구매했다. 외로웠던 그녀의 삶은 어느새 다채로운 빛깔로 채색되어 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무슨 죄를 짓고, 숲속에 숨어 사는 것 아니냐?”면서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다. 나는 나의 삶에 만족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하루를 산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또한 “사랑을 잃었지만, 그로 인해 지금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나는 이곳에서 자유롭게 평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치어하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