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사라진 뒤 무려 2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애쓰는 아버지의 사연에 안타까움이 쏟아지고 있다.
더선 등 영국 현지 언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 치즈맨은 24년 전인 1993년 11월,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그 길로 실종됐다. 당시 나이는 16살이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제이미는 친구와 말다툼을 벌인 뒤 친구집을 떠났는데, 이후 아무도 그녀를 본 사람이 없었다.
실종된 지 1년 후인 1994년을 시작으로 2000년, 2004년, 2015년에 제이미와 유사한 외모의 여성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왔고 경찰과 제이미의 가족이 직접 찾아 나섰지만 허사였다.
그녀가 사라진 지 11년 째 되던 해, 제이미의 아버지인 에릭(75)은 길에서 딸과 비슷한 여성을 우연히 마주쳤지만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관절염이 심해진 탓에 걸음걸이가 불편했기 때문이다.
에릭은 딸이 사라진 뒤 딸의 얼굴이 인쇄된 전단지를 들고 영국 전역을 헤맸다. 다리가 불편해진 이후에도 딸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마음만은 변치 않았다.
에릭과 그의 아내는 제이미가 사라진 지역 인근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지난 24년 간 여러 번 변사체가 발견됐지만 그때마다 DNA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라진 딸을 찾아 헤매던 2012년, 에릭의 아내는 딸이 돌아오는 모습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에릭은 자신도 딸의 모습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을까봐 두려워졌고, 다시 한 번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그리고 지난해, 20년이 훌쩍 지난 후에도 딸을 잊지 못한 가족을 위해 제이미 실종사건 재수사가 시작됐다. 그동안 제이미와 비슷한 외모의 여성을 봤다는 목격자 제보가 여러 차례 있었던데다, 포기할 수 없다는 제이미 아버지의 간절한 바람 덕분이었다.
에릭은 “딸이 살아있다면 이제 39살이 됐을 것이다. 나는 절대 딸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딸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딸을 꼭 안아주고 싶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