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신문 판매대를 운영하는 부부가 크리스마스에 외로운 이들에게 따뜻한 포옹과 맛있는 파이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추위로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다.
런던 트윅커넘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중인 샤시와 팔루 파텔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 속 사진에서 부부는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는 분들은 저희 가게에서 포옹과 민스 파이를 받아가세요! 아무것도 안사셔도 돼요. 우린 한 가족이니까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다. 민스 파이는 영국 등 서구에서 크리스마스 때 먹는 대표적인 파이다.
해당 게시물은 2만7000명이 넘는 사람들에 의해 삽시간에 번졌고, 페이스북 페이지는 그들의 친절한 제스처를 칭찬하는 사람들의 댓글이 쇄도했다. 사심없는 행동에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부의 이벤트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아들 딥펜 파텔(36)은 “부모님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손님들과 나누기 위해 거의 10년 동안 이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일년 중 유일하게 쉴 수 있는 연휴임에도 부부는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가게 문을 열었다.
그들은 도트라는 이름의 중년 여성을 통해 영감을 받았다. 도트는 크리스마스 전 날 가게를 찾아 ‘보일러 설치 기술자로 가장한 남성에게 집안 물건을 도둑맞았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들 딥펜은 다른 노인분들도 주의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놀랍게도 주민들은 부부의 가게로 도트를 위한 선물을 가져오기 시작했고, 부부는 이를 잘 모아두었다가 그녀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 도트는 “팔십 평생 봉사하며 일생을 보내왔다”며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다”라는 말을 남겼다.
행복해하는 그녀의 모습과 지역 주민의 관심을 확인한 부부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작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부부의 가게를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내와 이혼 후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남성, 45분 거리를 걸어온 여성도 있었다.
부부의 아들은 “우리 가족은 힌두신자지만 영국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간혹 크리스마스가 힌두교 축제가 아닌걸 알고 왜 신경쓰냐고 묻는다. 그러나 우린 크리스마스가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는 날이기 때문에 그날만큼은 누구도 외로워선 안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meetanddeep)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