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시한부 환자이자 절친한 친구를 위해 대리모가 되어 준 사연이 안타까움과 감동을 전하고 있다고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뉴질랜드 출신의 제시카 브로키는 20년 넘게 친구로 지내온 벡 아레나가 낭포성섬유증을 앓는다는 사실을 알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낭포성섬유증은 유전자 이상으로 신체 여러 기관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선천성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제시카를 더욱 안타깝게 한 것은 친구 벡이 병으로 인해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낭포성섬유증을 앓던 벡과 그의 남편은 간절하게 아이를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벡은 이미 불임 상태였다.
이에 제시카는 불치병을 앓는 절친을 위해 대리모가 돼 주기로 결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프로축구선수로 활동 중인 남편도 제시카의 결심에 흔쾌히 동의했다.
벡은 힘든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자신과 남편의 아이가 제시카의 몸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며 웃음과 희망을 얻곤 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벡은 대리모가 되어준 친구가 임신 6개월이 됐을 무렵인 지난해 9월 3일 결국 병마와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약 4개월 후인 지난 1월 20일 세상을 떠난 벡의 아들 라이슨 제임스 아레나가 태어났다.
제시카는 무사히 출산한 후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으며,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절친한 친구의 남편 및 자신이 대리모가 되어 낳아 준 아이를 위해 도움을 호소했다. 홀로 남은 벡의 남편은 아내의 치료비조차 아직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제시카는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해당 사연을 올렸고 많은 이들이 응원의 손길을 보냈다. 현재까지 1만 7350달러(한화 약 1860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제시카의 남편은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고 누군가를 위해 특별한 여행(대리모)을 한 아내 제시카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